전통적인 근해항로 비수기를 맞아 동남아항로 시황이 약세를 띠고 있다. 선사들은 사업 확장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6만1300TEU(잠정)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35만6000TEU에 견줘 1.5% 늘어난 실적이다.
수출화물은 성장한 반면 수입화물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달 수출화물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17만8600TEU, 수입화물은 2% 감소한 18만2600TEU였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하다 6월에 내림세로 돌아섰던 수출화물은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고 수입화물은 2개월 연속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7월 실적을 국가별로 보면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보합세 또는 하락세를 띠었다. 동남아항로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교역하는 베트남은 2% 감소한 11만9500TEU에 머물며,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3위 인도네시아는 6% 감소한 5만200TEU, 4위 태국은 5% 감소한 4만8400TEU, 6위 필리핀은 12% 감소한 2만900TEU, 8위 홍콩은 3% 감소한 1만6500TEU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2위 말레이시아는 40% 급증한 5만6700TEU, 5위 대만과 7위 싱가포르는 각각 1%씩 늘어난 2만9700TEU 1만9200TEU를 냈다. 말레이시아는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결성한 제미니가 유럽항로의 환적 거점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2월부터 30~40%를 오르내리는 가파른 성장률을 과시하고 있다. 여러 국가들이 부진을 보인 건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해 같은 달 12만2000TEU를 달성하며 7월 실적 최고치를 낸 바 있다.
운임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8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지수(SEAFI)는 1945.1을 기록, 전달의 2166.4에서 10%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달 2807에 비해선 31% 급락했다. 월 평균 운임지수가 2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4월 1544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노선별 8월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싱가포르 409달러, 베트남 292달러, 태국 356달러, 필리핀 86달러, 말레이시아 433달러, 인도네시아 424달러였다. 전 항로에서 전달 또는 전년 동월 대비 약세를 보였다. 8월 셋째 주(15일) 주간 SEAFI도 대부분의 항로에서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인도네시아행 운임만 전주 대비 6달러 오른 427달러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기점 운임도 약세를 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8월 3주 평균 한국-동남아항로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979달러로, 전달의 1049달러에 견줘 7% 내렸다. 1년 전 1481달러에 비해선 34% 떨어졌다. TEU로 환산한 운임은 524달러 수준으로, 중국발 운임보다 높은 편이다. 저유황할증료(LSS)는 3분기에 70달러가 부과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8월 중순까지 운임이 전반적인 약세를 띠다가 하순부터 중동항로가 반등하면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지역 운임도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반면 베트남 태국 등 국적선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항로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동남아항로에서 신항로 개설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컨테이너선사 천경해운과 싱가포르 씨리드쉬핑 CNC 3곳은 9월부터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를 잇는 컨테이너선항로 CIK(China Indonesia Korea) 서비스를 개설한다.
세 선사에서 2700TEU급 선박 1척씩 나란히 배선할 예정으로, 천경해운은 중국 광저우원충에서 지은 <스카이프라이드>(SKY PRIDE)호를 취항한다. 기항지는 부산(월·화)-인천(수·목)-상하이(토·일)-닝보(화·수)-자카르타(수)-스마랑(목·금)-호찌민(월·화)-부산 순이다.
앞서 대만 TS라인은 지난 2월 태국 노선 JHTN, 동영해운 동진상선 범주해운 등 국적 3사는 인천과 베트남 하이퐁을 잇는 IQH를 각각 개설했다. 6월엔 HMM이 싱가포르 PIL 익스프레스피더와 제휴해 북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NIS 서비스를 열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