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 1위’ 3분기 선박무료 슬롯액 32% 껑충

올해 3분기 선박 무료 슬롯액 증가율이 반도체를 뛰어넘으며 우리나라의 무료 슬롯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더불어 선박은 15대 무료 슬롯 품목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7~9월 동안 선박 무료 슬롯액은 전년 62억6000만달러 대비 32.2% 늘어난 82억7400만달러(약 11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1~9월 누계 수주액은 222억5300만달러를 기록, 179억9700만달러 대비 23.6% 늘었다. (해사물류통계 '선박 무료 슬롯액 추이' 참조) 

친환경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인도량이 늘면서 선박 수출액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조선사들이 지난 2022~2023년 높은 선가로 수주했던 선박들의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발발한 2020년 이후 크게 상승한 신조선가지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2025년 9월 말 185.58포인트를 기록, 전년 189.96포인트 대비 2.3% 떨어졌다. 다만, 2년 전인 2023년 175.37포인트와 비교하면 5.8% 올랐으며, 2020년 9월 126.61포인트 대비 46.6% 상승했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 조선의 주력 선종인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과거에 비해 큰 폭의 상승세를 띠었다.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은 전년 2억6150만달러 대비 4.4% 내린 2억5000만달러였지만, 3년 전 2억4400만달러와 비교해 2.5% 올랐다. 2020년 9월 1억8600만달러 대비 34.4% 급등한 수치다.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전년 2억7350만달러 대비 1.3% 하락한 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2020년 9월 1억4400만달러 대비 87.5% 폭등했다.

3분기 수출액 265조 ‘역대최대’

미국발 관세 파고에도 우리나라의 무료 슬롯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3분기 무료 슬롯액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1850억3000만달러(약 265조원)를 기록,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해사물류통계 '무료 슬롯입 실적' 참조) 

1~9월 무료 슬롯액은 5197억8000만달러(약 744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월평균 무료 슬롯액이 558억달러를 기록, 역대 상반기 중 3위 실적을 달성했다. 9월 일평균 무료 슬롯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27억5000만달러였지만,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15대 주력 품목 중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바이오헬스 등 4개만이 플러스를 보였다. 

효자 무료 슬롯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상승세와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수요 호조에 전년 366억7800만달러 대비 26.6% 급증한 46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자동차는 미국 관세에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 무료 슬롯이 모두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11.5% 늘어난 177억27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 밖에 바이오헬스 무료 슬롯액은 바이오시밀러 및 위탁생산(CMO) 수요 증가세와 무료 슬롯국가 다변화 노력 등에 힘입어 6.2% 증가한 39억87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이차전지는 핵심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무료 슬롯 단가 인하에 전년 대비 20.5% 급감한 17억300만달러에 그치며 무료 슬롯 품목 중에서 가장 하락 폭이 컸다. 반도체에 이어 무료 슬롯액이 가장 많은 석유제품과 일반기계는 1년 전과 비교해 2.6% 7.1% 각각 감소한 125억3800만달러 119억1800만달러였다. 이 밖에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컴퓨터 섬유 가전 등의 품목도 무료 슬롯액이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액은 2% 증가한 233조

우리나라의 7~9월 수입액은 에너지 수입이 늘면서 전년 1600억달러 대비 1.5% 증가한 1624억달러(약 232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아직은 미국 관세 협상 등 우리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상황 변화에 기민한 대응을 해야지만,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우리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을 수출활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미국 관세 조치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자 지난 9월 발표한 ’미 관세협상 후속 지원방안‘을 신속하고 차질 없이 이행하는 한편,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대외 여건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추가적인 지원책도 지속해서 발굴 및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