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정부가 이스라엘 관련 선박의 자국 항만 입항을 금지하면서 이스라엘 컨테이너선사인 짐(ZIM) 인티그레이티드쉬핑서비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스라엘 하이파에 본사를 둔 이 선사는 지중해 지역 서비스 개편을 예고했다.
짐라인은 튀르키예 항만당국이 이스라엘과 관련된 법인이 소유 관리 또는 운영하는 선박이 튀르키예 항만에 입항하는 걸 금지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스라엘로 군수품을 수송하는 선박의 자국 항만 출입을 불허하는 한편 튀르키예 국적 선박의 이스라엘 입항도 금지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전쟁에 항의하는 뜻에서 이스라엘과 맺어온 경제 및 무역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영해와 영공을 폐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은 해운대리점 측에 자국 항만에 입항하는 선박이 이스라엘과 관련돼 있지 않고 이스라엘 군수품 또는 위험물을 적재하지 않았다는 서류를 신고하도록 비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걸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정부의 조치로 짐라인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스라엘 언론 글로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짐라인 컨테이너선 1척이 튀르키예 이스탄불 항구에서 입항을 거부당해 그리스 피레에프스(피레우스)항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짐라인은 지중해-북미 동안 항로에서 2편, 지중해-북유럽 항로에서 1편의 튀르키예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선사는 튀르키예 정부의 조치가 회사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예상하면서 잠재적인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응책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설정했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 5억5000만~9억5000만달러(약 7600억~1조3200억원)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6억1300만달러(약 8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억3500만달러에서 4% 감소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4억65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3억2000만달러(약 4400억원)로 31% 급감했다.
운임 하락이 실적 부진의 배경이 됐다. 이 회사 평균 운임은 지난해 3분기에 단기 고점인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960달러를 찍은 뒤 3분기 연속 하락해 올해 2분기엔 2958달러까지 떨어졌다. (
해사물류통계 ‘이스라엘 짐라인 2019~2025년 분기 평균운임 추이’ 참조)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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