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선주, 화주, 조선소, 선급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무료 슬롯 게임형 해사 클러스터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의 지원 하에 선사들이 자국 조선소에 신조 발주를 하면 조선사들은 건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해운업계는 화주와의 상생으로 적취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 불안정한 공급망에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왼쪽부터 신종계 서울대 명예교수, 남창섭 해양수산부 해사산업기술과장, 허주송 해양진흥공사 프로젝트금융부장, 김민강 HMM 상무, 성창경 HD현대중공업 상무, 김연태 KR 부사장 |
성창경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최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KR 창립 65주년 기념행사’에서 토론자로 참석해 “일본은 해사 클러스터를 통해 정책적·재정적 지원 아래 벌크선 건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도 한국형 해사 클러스터를 조속히 구축해 조선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국제 정세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 상무는 국적선사의 자국 조선소 발주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정 수준의 국적선 발주가 진행돼야 조선소가 기본 물량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조선소의 생존 여부가 조선업계의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거란 지적도 나와 관심을 끌었다. 중소조선소가 사라지면 협력업체인 기자재업계까지 무너져버려 아무리 일감이 많은 조선 빅3라도 중국의 공세에 버틸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을 거란 견해다.
성 상무는 “현재 한국 조선소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벌크선 건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탱크선의 일부 점유율도 중국에 넘어간 가운데 이대로라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LPG선의 주도권마저 중국에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클러스터를 만들면 벌크선에 한정하지 않고 탱크선 컨테이너선 가스선까지 아우를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선급 이형철 회장도 한국 해운과 조선이 지속 성장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선화주 상생 정책의 공론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운·조선업계의 협력을 유도하고 자국 선사의 적취율을 끌어올리려면 일본의 해사 클러스터 모델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해사협력기구 설립이 긴요하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일본은 국토교통성이 주도하는 해사 클러스터를 앞세워 범국가적 협력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해사 클러스터에는 선사 화주 조선사 기자재기업 등이 주축으로, 대학과 연구기관, 선급과 안전관련기관 등 해사기관들이 총체적으로 참여한다. 선사 조선사 기자재기업 간 자국 기업 의존도가 높아 산업 간 협력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이 회장은 “한국 해운이 성장하려면 국내 화물은 국내 선박으로 운송하는 선화주 상생 협력이 필수”라고 지적하며, “한국 조선의 LNG선 기술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한국가스공사(KOGAS)가 LNG 수입 시 직접 화물 운송권을 보유해 국내 선사에게 운송 기회를 준 덕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판매자가 선박과 운송까지 책임지는 DS(도착지인도) 방식이 늘어나며 한국 선사와 조선소에 돌아오는 기회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 남창섭 해사산업기술과장도 홍해 사태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대응하려면 해운과 조선, 기자재업계가 클러스터와 같은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는 한편, 국적선대를 확충해 국가 안보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홍해 사태와 항만 파업, 미중 해양패권 경쟁, 관세 전쟁 등 해운시장에서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빠르게 일어나다 보니 민첩하게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허주송 한국해양진흥공사 부장은 “최근 해운업은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선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많은데 민첩한 상황 판단과 대응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HMM 김민강 상무도 “상황에 맞춰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느냐가 저희뿐만 아니라 해운업계의 과제라 본다”며 “KR과 조선소 등의 주도로 국책과제들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불확실성에도 노령선 많아 신조발주 늘어날 것”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중 견제와 높은 신조선가 등으로 올해 주춤한 신조 발주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부터 늘어날 거란 전망도 나왔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918만t(CGT·수정환산톤) 대비 45.4% 줄어든 1592만t이었다. 코로나가 발발한 2020년 943만t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클락슨코리아 최재성 대표이사는 ‘글로벌 해운 시황’이라는 기조 강연에서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중국 조선소에 발주를 넣으려던 선사들이 계획을 취소하면서 발주가 위축됐다.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중국 대신 한국을 선택하겠다고 한 선사들의 발주도 멈춘 상황이며 4~5년간 볼 수 없었던 낮은 발주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전 세계 해운시장에서 노령선 비중이 높아 향후 신조 발주가 필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선주들의 신조 투자는 미국의 중국 제재와 홍해 사태 등과는 별개로 향후 활발히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주요 발주처는 10년간 신조 투자가 적었던 유럽으로 꼽았다.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운항 선박 중 15년 이상 노후선 비율이 평균 36%에 달한다. 자동차운반선(51%), 크루즈선(44%), 탱크선(42%)이 노후선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불확실한 상황을 말씀드렸지만 여전히 전 세계 선박들은 노령화되고 있고 노후화돼 왔다. 2025~2026년 상당히 많은 신조 발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슬롯 게임선급, 해운업계 전략수립 플랫폼 출시
선사들이 탈탄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료 슬롯 게임선급의 플랫폼도 개발돼 이달 출시된다.
조준호 KR 상무는 ‘탈탄소시대, KR의 제언과 전략 수립 플랫폼 소개’라는 주제 발표에서 선사들의 고민 사항으로 ▲연료 선택 불확실성 ▲높은 신조선가와 조선소 선거(Slot) 부족 ▲IMO 중기조치와 EU 탄소규제 등의 중복 규제 임박 등을 열거하며, KR이 개발한 파일럿(PILOT)과 파워(POWER)의 특징을 설명했다.
먼저 파일럿은 선사들이 각종 데이터를 참고·분석해 최적의 GHG 감축 전략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가진단 플랫폼이다. GHG 배출량과 CII(탄소집약도지수), IMO와 EU의 규제 비용 정보를 제공해 최적의 탈탄소 방안을 구성한다.
파워는 선박위치정보(AIS)를 기반으로 한 위치 데이터와 해상환경 정보를 결합한 선박 운항 상태 분석 플랫폼으로, 운항 데이터를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파워의 기능은 ▲주요 해역별 항해 상태와 연료 소모량, 해상환경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메인보드 ▲항적, 항해상태, 속도, 흘수의 통계를 확인하고 최대 3척까지 비교할 수 있는 운항 특성 분석 ▲바람, 파도, 수심, 수온 데이터로 해역별 환경 특성을 파악한 해상환경정보 ▲선박별, 기간별, 항차별 사용량을 비교할 수 있는 연료 소모량 분석 등이 있다.
조 상무는 “규제 변화와 시장 요구를 반영한 두 플랫폼은 이달 출시될 예정”이라며 “파일럿은 KR 고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파워는 6개월 후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무료 슬롯 게임선급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해사 산업계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 제안과 기술개발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이형철 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해 지난 6년 동안 한결같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한 가지가 있다. 모든 업무를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수행해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는 선급이 되자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선급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대한민국 해사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