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LIG넥스원, 한국형 프라그 마틱 슬롯전기 개발사업 수주전 본격화

대한항공이 LIG넥스원과 손잡고 대한민국 공군의 전자기 스펙트럼(EMS) 전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양사는 9월 초 제안서를 최종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총 1조7775억원을 투자하고 국내 업체가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체계종합업체로 최종 선정되면 대한항공은 기체 개조·제작과 체계통합을 맡고, LIG넥스원은 전자전 장비 개발과 탑재를 담당하게 된다.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은 항공기에 임무 장비를 장착해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는 전자공격(jamming)으로 적의 방공망과 통신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임무기를 개발한다. Block-I은 전자전기 개발을 단계별로 구분한 체계 가운데 첫 번째 사업으로, 중형 민항기 개조와 기초 전자전 임무 장비 탑재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전자전기는 적 항공기와 지상 레이더 등 전자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어 현대 전장에서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군이 필요로 하는 고도·속도·작전 지속시간 등을 고려할 때 신규 기체 개발보다 개조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미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사례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난도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은 국내에서 프라그 마틱 슬롯전기 개발 역량을 보유한 유일 기업으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KF-21 전투기 프라그 마틱 슬롯전 장비와 신형 백두정찰기 장비 등 다수의 전략무기를 개발해왔으며, 대한항공은 군용기 성능개량과 민항기 개조 경험으로 독보적 역량을 축적했다. 양사는 이번 사업으로 군의 프라그 마틱 슬롯전 능력 향상과 자주국방 강화에 기여하는 한편 글로벌 방산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자전기 사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전”이라며 “대한항공이 지난 50여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토대로 우리 군의 첨단 전력 확보에 앞장서고, 나아가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